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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셰익스피어와 삼국유사가 만나다, 극단 목화의 ‘템페스트’
2017-09-22 22:46:40 hit 91



[리뷰] 셰익스피어와 삼국유사가 만나다, 극단 목화의 ‘템페스트’

3·4-4·4조 리듬감으로 원작 대사 대체, 한국 전통 정서 고스란히 묻어나

 

 

셰익스피어를 보고 있는지 한 바탕 마당놀이를 보고 있는지 싶은 무대다.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가 일연의 ‘삼국유사’를 만나 전에 없던 새로운 ‘템페스트’로 거듭났다. 오태석 연출이 이끄는 극단 목화의 ‘템페스트’다.

 

‘2011 에든버러 국제페스티벌 공식 초청’, ‘2011 헤럴드 엔젤스상 수상’, ‘2014 뉴욕 La MaMa 극장 초청’, ‘2016 칠레 산티아고 아 밀 페스티벌(Santiago A Mill Festival) 초청’ 등 화려한 경력을 가진 극단 목화의 ‘템페스트’가 국내 관객과 만나고 있다.

 

셰익스피어의 후기 작품인 ‘템페스트’는 희극적 요소와 비극적 요소가 한 데 섞인 독특한 구조로, 극 중 인물이 여러 우여곡절을 겪지만 결국에는 서로 ‘화해’를 건넨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극단 목화의 ‘템페스트’는 원작을 일연의 ‘삼국유사’로 바꿔 새로운 배경, 새로운 인물을 탄생시켰다. 극의 배경은 이탈리아에서 한반도의 남해안으로 옮겨왔고 원작의 프로스페로와 알론조는 가락국 8대 왕인 질지왕과 신라 20대 왕인 자비왕으로 교체했다. 주술법을 배우기 위해 동생에게 군주의 자리를 맡기고 산으로 들어간 질지왕은 오히려 왕좌를 향한 동생의 야심에 밀려 쫓겨나고, 그곳에서 딸 아지(미란다)와 함께 쫓겨난 곳에서 살아간다.  

 

어느 날 동생 일행이 배를 타고 지나가는 것을 본 질지왕은 그동안 익힌 주술로 태풍을 일으켜 배를 난파 시키고 동생에게 복수를 할 것을 다짐한다. 하지만 그의 딸 아지가 난파된 배에 타고 있던 자비왕의 아들 세자(페르디난드)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여러 사건 사고 끝에 질지왕과 자비왕은 서로 화해한다.

 

극단 목화의 ‘템페스트’는 원작의 이야기 구조는 그대로 가져오되, 그 외 여러 가지 요소를 한국적 정서로 가득 채웠다. 앞서 언급했듯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극의 배경이다. 남해안 섬으로 이동한 극의 배경은 등장인물을 변화시켰고 무대 곳곳에 여백을 남겨 한국적 정서가 진하게 배어들도록 했다.

 

등장인물은 적당하게 개량된 우리의 전통 의상을 입고 있다. 특히 이들의 의상은 극 초반 태풍으로 배가 난파되는 상황을 묘사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노세트(no-set)로 이어지는 무대에서 배우 각각과 그들이 입고 있는 의상 등은 훌륭한 세트로 분해 그 사이를 채운다. 일례로 배가 난파되는 상황을 표현하기 위해 배우들은 흰 천을 상하-좌우로 뒤흔들며 찢어진 돛을 형상화한다.

 

긴 저고리를 휘날리며 움직이는 인물들의 대사 역시 우리 시조의 3·4, 4·4조 운율을 바탕으로 구사된다. 셰익스피어 극 언어의 리듬감을 살린 또 다른 방안인 셈이다. 여기에 오태석 연출 특유의 생략과 비약, 즉흥성이 더해지고 백중놀이와 만담, 씻김굿 등 선조들의 전통놀이가 무대에 적용된다. 

 

긴 저고리를 휘날리며 움직이는 인물들의 대사 역시 우리 시조의 3·4, 4·4조 운율을 바탕으로 구사된다. 셰익스피어 극 언어의 리듬감을 살린 또 다른 방안인 셈이다. 여기에 오태석 연출 특유의 생략과 비약, 즉흥성이 더해지고 백중놀이와 만담, 씻김굿 등 선조들의 전통놀이가 무대에 적용된다. 

 

극중 인물은 시종일관 여유가 넘친다. 이러한 여유는 각 인물에게 희극성을 더해주는데 목화의 ‘템페스트’가 하나의 ‘놀이’로 보여지는 이유라고도 할 수 있다. 무질서하고 어지러운, 동시에 자유로운 무대다. 빈 무대를 차례로 채우는 배우들의 연기에서 한 편의 동양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공연은 오는 14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공연정보] 

공연명: 연극 ‘템페스트’ 

극작: 윌리엄 셰익스피어 

번안/연출: 오태석 

공연기간: 2016년 1월 30일 ~ 2월 14일 

공연장소: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출연진: 정진각, 송영광, 김준범, 윤민영, 정지영, 유재연, 천승목, 조원준, 이준영, 김봉현, 박지훈, 배건일, 박보배, 이병용, 이보다미 

관람료: R석 4만원, S석 3만원, A석 2만원

 

 

 

뉴스컬처 황정은 기자 

2016-02-11

http://newsculture.heraldcorp.com/sub_read.html?uid=76380&section=sc158